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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가 진행됨에 따라 우리 바다에도 열대어종이 심심치 않게 발견되고 있습니다. 아열대 혹은 열대 지방에서 주로 서식하는 상어 역시 그중 하나인데요. 2019년 7월 제주도 함덕 해변 인근에서 종을 알 수 없는 상어가 발견되어 해수욕장이 한동안 통제되기도 했습니다.
전국적으로 상어의 출몰 빈도가 잦아지는 만큼 제주도를 비롯한 각 지자체는 상어 퇴치기를 설치하고 있습니다.2014년 해운대에 국내 최초로 상어 퇴치기 3대를 설치했고, 올 여름 제주 바다에도 여러 대의 상어 퇴치기를 설치했습니다. '상어 퇴치기'는 미세한 전류를 흘려보내는 방식으로 상어를 퇴치해 사고를 예방하는데요. 상어가전류를 감지하는 로렌치니 암폴라(Ampullae of Lorenzini)라는 감각기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로렌치니 암폴라의 유래
상어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 이외에 압력 감각과 전류 감지 감각까지 총 7개의 감각기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다의 포식자답게 이러한 감각들을 총동원해 사냥감을 포착하고 먹이를 구별해 낸다고 하는데요. 원거리에서는 후각과 청각을 사용하며, 근거리에서는 옆줄 감각과 미각을, 1M의 이내의 마지막 공격 단계에서는 로렌치니 암폴라를 최우선으로 사용하여 사냥한다고 합니다. '로렌치니'는 1687년 이탈리아 해부학자 스테파노 로렌치니(Stefano Lorenzini)의 이름에서 따온 것입니다. '암폴라'는 로마 시대 향수나 고급 기름을 담던 작은 병을 의미하죠.
스테파노 로렌치니는 상어의 입 쪽에 있는 구멍들에 의문을 가진 최초의 해부학자로 연구를 통해 여러 가지 사실을 확인하였습니다. 먼저, 상어의 입가에 있는 구멍들이 길고 투명한 관으로 이어져 있다는 사실과 관이 투명한 젤리 물질로 채워져 있으며 그 관들이 다시 몇 개의 큰 젤리 덩어리에 합류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훗날 큰 젤리 덩어리가 둥그런 주머니(암폴라)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죠. 과학자들은 암폴라에 이어진 신경이 다시 두뇌와 연결된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 사실은 로렌치니 암폴라가 감각기관이며 모종의 신호를 뇌로 보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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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치니 암폴라와 상어의 사냥
주로 바다 밑바닥에서 생활하는 저서성 상어에게는 수백 개의 암폴라가, 돌아다니며 사냥하는 상어에게는 약 1,500개의 암폴라가 있다고 합니다. 암폴라는 사냥감이 내뿜는 매우 약한 전기장을 감지하는데 이는 '생체전기(Bioelectricity)'와 관련이 있습니다. 생물 대부분은 미약한 자기장을 내뿜는데, 어류의 자기장은 내비게이터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상어는 이러한 미세한 전류를 감지해 사냥에 이용합니다. 상어는 1억 분의 1V의 아주 미세한 전류까지 감지할 수 있고, 150억 분의 1V까지 감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상어는 물체가 1M 이내로 가까워지면 다른 감각들을 밀어내고 로렌치니 암폴라를 우선하여 사용하게 되는데 종종 상어가 보트의 프로펠러를 공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전기장을 느끼고 사냥감으로 오인하는 것입니다. 또한, 상어는 상처를 입은 사냥감이 발산하는 들쑥날쑥 한 전기장에 특히 민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상어가 구조자보다 이미 공격당한 희생자를 재공격하는 것도 이러한 사실과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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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 퇴치기는 상어의 로렌치니 암폴라를 역이용한 사례라 볼 수 있습니다.바닷속 일반 어류들의 수십, 수백 배에 달하는 전류를 흘려보내고 로렌치니를 자극해 상어를 퇴치하는 것입니다. 해운대에는 사람이 느낄 수 없는 전류를 최대 반경 50M까지 5초마다 방출하는 상어 퇴치기를 총 3곳에 설치했습니다.
인간에게는 없는 신비한 감각, 로렌치니 암폴라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로렌치니 암폴라는 생물이 내뿜는 생체전기를 느끼게 해 주는 상어의 중요한 감각기관이었는데요. 프로펠러를 공격하거나 다친 사람을 공격하는 상어의 알 수 없는 행동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전기장을 느끼는 감각이라니 정말 신기하지 않나요? 여러분이 이러한 감각기관을 가지게 된다면, 어떤 곳에 사용하게 될 것 같나요? 유익하고 흥미로운 시간이 되었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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